나는 현재 베트남 호치민에 서식 중인 글로벌 백수이다. 별로 하는 일 없이 놀고 먹는 백수이다 보니 매일 느릿느릿 일어나 가벼운 음식으로 아침을 때우곤 한다. 아니다. 직장을 다닐 때 보다는 훨씬 여유롭고 평온하게 천천히 먹으니까 맛있는 아침 식사를 한다고 해야 하려나...
시간은 많으나 금전적으로는 다소 아쉬운 생활을 하다보니 아침은 헤비하지 않게 가볍고 저렴한 음식들을 주로 찾는 편인데 내가 과카몰리와 함께 자주먹는 아침으로 베트남식 팥죽이 있다.
내가 살고 있는 이곳 호치민 4군 근처에 아침마다 열리는 재래시장이 엄청 가깝게 있는데 그곳에서 단돈 10,000동(한국돈으로 약 550원) 정도에 팥죽 1봉지를 살 수가 있다. 해당음식은 나 뿐만이 아니라 베트남 현지인들이 가볍게 아침식사를 할 때 자주 이용하는 메뉴이기도 하다.
여기서 cháo란 죽을 의미하고 đậu란 콩을 의미한다.
자세한 건 사진을 통해 좀 더 알아보자.
베트남식 팥죽인 cháo đậu를 구매하면 총 3개 봉지를 주는데 하나는 제일 윗 사진에 보이는 일반 팥죽이다. 이 팥죽만 따로 먹어보면 한국에서 먹던 팥죽과 거의 흡사한 맛이 난다.
두 번째 사진을 보면 팥죽을 코코넛 밀크가 덮었는데 이렇게 팥죽을 사면 코코넛 밀크(Nước cốt dừa)를 담은 봉지를 함께 준다. 이 코코넛 밀크가 바로 베트남식 팥죽을 특별하게 만들어 주는 마법의 소스이다.
한국에서의 나는 팥죽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솔직히 무슨 맛으로 먹는지 잘....) 베트남식 팥죽인 cháo đậu는 달콤한 코코넛 밀크와 함께 먹기 때문에 나처럼 초딩 입맛을 가진 사람도 엄청 맛있게 먹을 수가 있다.
마지막으로 깨를 담은 봉지를 탈탈 털어 코코넛 밀크와 팥죽과 함께 먹으면 된다. 나는 모든지 비벼 먹는 한국인 답게 팥죽, 코코넛 밀크, 깨를 아주 잘 비벼서 먹는데 참고로 베트남 사람들은 절대 비벼 먹지 않는다. 이유는 자기들도 모른다고 한다. 다만 먹을 때 항상 저 상태 고대로 팥죽 조금, 코코넛 밀크 조금, 깨 조금 떠서 그렇게 먹는다.
당췌 이해가 안 된다.
암튼 내 기준에 10,000동 짜리인 이 베트남식 팥죽 cháo đậu 하나만으로도 아침식사로는 아주 충분하다. 물론 커피까지 한 잔 해주면 더 최고긴 하지만 말이다.
관광객이 쉽게 접하긴 어렵겠지만 기회가 된다면 아침으로 한 번 도전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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