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현재 베트남 호치민에 서식 중인 글로벌 백수이다. 어제 쫄딱맞은 비로 오늘 오전 내내 겔겔대다가 이제서야 좀 정신을 차리고 자리에 앉았다.
역시 머리가 잘 안 돌아갈 땐 커피 한 잔 딱 해줘야 그래도 뭔가 일을 할만한 전투태세가 갖추어 지는 것 같다. 예전에 한국에서 직장생활 할 때처럼 일 시작 전 아메리카노 한 잔 쫙 때리고 했던 것처럼 말이다. 업무가 바쁠 땐 하루에 거진 아메리카노 1리터 씩 마셔가면서 일을 했던 적도 있는 것 같다... 이런 미친...헐...
오늘은 베트남에서 아침에 자주 마시는 두유에 대해서 소개해 보고자 한다. 다들 잘 아시겠지만 베트남에서는 아침을 해먹는 문화가 없다. 이건 사실 베트남 뿐만이 아니라 중국, 대만 등 많은 나라들도 해당이 되는 문화이다.
특히 베트남처럼 더운 나라는 굳이 힘들게 아침을 직접 해먹기보다는 출근 하면서 값싼 가격에 간편히 먹는 걸 당연하게 생각한다. 그렇다. 나도 앞으로 아침은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
한국인들이 베트남에서 와서 흔히 자주 먹는 반미(Banh Mi)라는 빵도 베트남에선 아침으로만 먹는 음식이다. 뭐 간혹 반미 맛집이다하면 점심이나 저녁 때 브런치나 간식 정도로 먹을 수도 있겠지만 거의 모든 베트남인들은 아침으로만 먹는다. 내가 지난 번 소개한 베트남식 팥죽(Chao Dau)도 아침으로 먹는 음식이고 오늘 소개할 두유도 아침에 먹는다고 보면 된다.
베트남 두유는 Sữa đậu nành 이라고 부르는데 사실 두유가 다 그냥 두유지 뭐 특별할 게 있겠는가. 다만 한국에서 먹던 베지밀이나 연세두유 이런 것처럼 달콤한 한국식 두유를 생각하면 안 된다. 물론 베트남에도 설탕이 듬뿍 들어간 공산품 두유가 있겠지만 나는 몸 생각해서 정말 오리지날 베트남 두유만 사 먹는다.
말 그대로 설탕이 안 들어간 오리지널 두유이다 보니 맛은 그닥 없을거다. 그런 맛 있지 않은가. 한 잔 딱 음미하자 마자 아 몸이 건강해지는 맛(?)이다 라는 생각이 드는 그런. 그래도 따뜻할 때 마시면 많이 고소하고 콩 특유의 비린내도 거의 나지 않는다.
베트남 두유는 슈퍼나 편의점에서도 팔기 때문에 공산품을 쉽게 구매해 먹을 수 있다. 다만 아침에 일찍 길거리에 나가면 좌판을 깔아두고 이렇게 따끈한 두유를 파는 곳이 제법 많이 있을테니 나는 길거리에서 파는 베트남 두유를 한 번쯤 시도해 보길 권한다. 위생이 조금 신경쓰일 수 있겠지만 어짜피 따뜻하기 때문에 크게 문제될 일도 없다.
내가 사는 곳 근처에 있는 시장에서는 위 사진들처럼 봉지에 담거나 혹은 작은 페트병에 담아서 팔기 때문에 집으로 사가지고 가서 먹기도 하는데 어찌 돼었든 내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차가울 때 보다 따뜻할 때가 훨씬 고소하니 맛이 좋다.
호치민 4군 기준 저 베트남 두유 1봉다리에 5,000동 그러니까 한국돈으로 260원 정도 된다. 아무래도 페트병에 들은 건 병 값이 있어서 더 비싸다. 페트병은 10,000동이다.
인터넷에 Sữa đậu nành(베트남 두유)라고 검색을 해보니 연관 검색어와 사진으로 Sữa đậu nành nóng Đà Lạt 이라고 뜨면서 아래와 같은 섹시한 두유 파는 여성분 사진이 떴다.
아무래도 베트남 달랏 지역에 저런 복장으로 두유를 파는 젊은 여성분이 있어서 화제가 됐던 모양인데 안타깝게도 나는 몇 년을 베트남에서 지냈어도 젊은 분이 길거리에서 두유를 파는 모습은 단 한 번도 본적이 없다. 보통 할머니들이 파신다. 저런 판매자분을 기대 하신다면 그 기대는 접으시라. 달랏을 가시든가.
대부분의 관광객 분들이 베트남에 오시면 맥주와 베트남 커피만 엄청 나게 마시고 갈 텐데 의외로 이곳에 살아보면 이것저것 마실 음료가 꽤 많이 있다. 디저트류는 물론이고.
현지인들이 아침에 주로 먹는 맛난 로컬 음식을 맛보고 싶다면 아침 일찍 일어나서 밖으로 나가 보자. 오토바이 타고 출근하면서 어딘가 들려서 먹을걸 사가는 모습을 많이 볼텐데 좀 사람이 많다 싶은데 가서 그냥 옆에 사람이 사는 걸 똑같이 사면 90%는 맛있을거다.
여행하면서 가끔은 관광객을 위한 럭셔리한 식당에서 또 가끔은 현지인들처럼 로컬 음식을 즐겨보자. 아마 단 돈 500원, 1000원에 찐한 행복을 느껴볼 수 있을거다.
- THE END -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수익구조를 만들어서 맘편히 여행다니면서 먹고, 마시고, 노는 한량생활을 하게 되기를 꿈꾼다.
HOW WOULD MY LIFE BE IN 10 YEARS, 20 YEARS AND THEN 30 YEAR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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