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현재 베트남 호치민에 서식 중인 글로벌 백수이다. 백수이다 보니 딱히 하는 일은 없고 그나마 생산적인 일을 한다고 하는 게 이 블로그인데 취미로 시작한 일이 가끔은 내가 해야할 과제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서 어떻게 하면 그냥 놀이처럼 더 재미있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하곤 한다.
나는 백수이다 보니 많은 한국 분들이 거주하시는 고급 아파트나, 서비스 아파트 등에 묵지 않고 현지 일반 베트남들이 사는 그런 곳에서 지내고 있다. 그렇게 내가 지내고 있는 곳은 호치민 4군의 어느 현지인 주거지역 밀집 동네. 그 중에서도 옥탑방에서 나는 살고 있다.
파이어족이라고 하면 더 멋지게, 다른 사람들이 부러워 하는 그런 삶을 살아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생각할 지도 모르겠는데 직접 해보니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그냥 매일 지옥같은 회사에 출근할 때 보다 하루하루가 좀 잔잔하다는 것? 그래서 감정의 기복이 예전보다 많이 없다는 것? 그 정도의 차이가 있는 것 같다.
나는 과일을 참 좋아하는데 한국에서는 비싼 가격에 선뜻 과일을 자주 사먹지 못했었다. 과일 가격이나 고기 가격이나 비슷하길래 그럴바엔 차라리 고기를 먹지 이러면서 과일은 정말 본가에 방문하는 경우 아니면 가뭄에 콩나듯이 먹었었던 것 같다. 특히 한국에서 우리집은 좀 가난한 편이라 아보카도 같은 경우 거의 사먹어 본 기억이 없다.
전통시장에서 정말 가끔 상태 좀 안 좋은 아보카도를 팔 때 몇 번 사다 먹은 적은 있어도 제대로 된 품질의 아보카도를 사다가 먹었던 기억은 없었던 걸로 기억한다.
여기 베트남은 과일이 정말 저렴한 편이다. 특히 최근엔 아보카도가 많이 저렴하다고 느낀다. 수출이 예전만큼 안 되서 그런지 여자친구도 아보카도가 이렇게 쌌던 적이 별로 없었던 것 같다고 기억을 한다. 지금은 아보카도 시즌이 거의 끝나서 가격이 다소 올라가긴 했는데 지난 6월, 7월엔 아보카도 1kg에 VND12K ~ 15K. 그러니까 kg 당 한국 돈 700 ~ 800원 사이에 살 수가 있었다. 뭐 물론 지금도 가격이 많이 오른 건 아니다.
그렇다보니 이곳 베트남에서는 뭔가 좀더 의욕적으로 또 적극적으로 과일을 섭취하고 있다. 아보카도의 경우 한 번 살 때 보통 2 ~ 3kg 정도를 사서 후숙을 시켜서 먹는데 이 정도면 한 10일 정도는 너끈하다. 아마 지난 6월부터 지금까지 먹은 아보카도만 해도 한 15kg 정도는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렇게 많이 먹다 보니 좀 물려서 아보카도를 좀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이 없나 찾다가 '과카몰리(guacamole)'라는 아보카도를 활용한 멕시코 요리를 알게 됐고 요새는 거의 매일 아침으로 과카몰리를 먹고 있다. 과카몰리를 만들 때 필요한 재료 중 '라임'이나 향을 내기 위한 'Cilantro'라고 하는 풀때기도 베트남에선 엄청 저렴한 편이라 정말 저렴한 가격에 건강에 좋은 이 음식을 매일 해 먹을 수가 있다.
내가 살고 있는 곳이 옥탑방이다보니 가끔은 해가 뉘엿뉘엿 넘어갈 때 과카몰리를 활용한 '까나페'를 만들어 혼자서 분위기를 내보기도 한다. 또 어디서 본 건 있어서 나름 예쁘게 데코해보겠다고 예전에 사뒀던 '도마'도 활용했다.
옥탑방이라 누가 보는 사람도 없으니 초저녁엔 방 안에 있는 예쁜 스탠드 조명도 밖으로 빼서 설치하고, 블루투스 스피커로 노래 볼륨도 한 껏 높여 춤도 추고 여기서 간단한 운동도 하곤 한다. 옥탑방이라 단점이 훨씬 많을 줄 알았는데 옥탑을 내 마음대로 활용할 수 있다 보니까 여기서 오는 즐거움도 생각보다 꽤 큰 것 같다. 예전에 한창 일하면서 회사에서 제공해 준 호치민의 고급 아파트 단지에 살 때는 느껴보지 못했던 그런 즐거움이 지금의 여기엔 있다.
베트남에서 아보카도를 자주 구입해 먹으면서 알게된 신기한 사실이 하나 있는데 한국에 살 때 나는 아보카도가 항상 아래 사진처럼 생긴 줄 알았다.
티비에 나오는 아보카도를 볼 때도 그리고 가끔 상태 안 좋은 아보카도를 시장에서 사 먹을 때도 항상 저런 형태의 아보카도만 있었다. 그런데 베트남에 살면서 여자친구와 함께 직접 아보카도를 구매하다 보니 이건 무슨 주키니 호박처럼 생긴 아보카도들도 참 많이 보였다.
믿기지 않겠지만 아보카도가 맞다. 품종이 다를 뿐. 이곳 베트남에서는 이렇게 생긴 아보카도도 흔하게 볼 수 있다. 내가 입맛이 저렴해서 그럴 순 있어도 우리가 일반적으로 먹는 그 아보카도와 맛의 큰 차이는 잘 모르겠다.
매일 매일이 이렇게 잔잔하지만 새로운 경험들을 할 수 있는 그런 행복한 날들로 가득 찼으면 좋겠다. 그리고 내일의 나는 오늘의 나보다 더 행복했으면 좋겠다. 지금 있는 이곳에서.
- THE END -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수익구조를 만들어서 맘편히 여행다니면서 먹고, 마시고, 노는 한량생활을 하게 되기를 꿈꾼다.
HOW WOULD MY LIFE BE IN 10 YEARS, 20 YEARS AND THEN 30 YEAR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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